풍순 2018. 2. 28. 09:30

 

지팡이 / 雲谷 김수열

땅에 뿌리 하나 더 내리는 것

굽어가는 육신을 지탱하려

뿌리 하나 더 내리는 것이다

근심하나 저 땅을 의지하여

디디고 바람을 가르는 일

넓은 대지 근육이 팽팽히

불끈불끈 훨훨 날던 세월을

다져 걷던 세월에

다리하나 더 걸쳐 놓는 일이다

어느 대지 위 지팡이 뉘는 날

기억이 산화되는 날에

슬픔 하나 근심 하나 더

툭툭 하늘을 두드려 보는

저 지팡이 구름을 헤쳐 가는 일이다.

 

 

 


 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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