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늦은 밤의 커피 / 이보숙

풍순 2020. 2. 24. 17:34


늦은 밤의 커피 / 이보숙


그러니까
그대를 사랑 했나봐요
아니 사랑했어요
 


그대 입술을 삼키듯
커피를 마시며
노트 위에 연필로 한 자씩
또박또박 적어 넣으며
그대 이름을 부릅니다

 

그대가 내 곁에 있었듯이
커피는 지금 책상 위에 있고

한모금 한모금 한 잔을 다
비울 때까지 사랑한다 사랑한다
사랑한다고 무수히 씁니다

 

그대는 커피처럼
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걸
떠나고 난 뒤 알았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