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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잔 / 이정하

풍순 2020. 3. 3. 16:29


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잔 / 이정하


조용히 내려와 곱게 흩어지는 햇살들이
무척이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.
이러한 날이면 내 마음은
한 자리에 못있지요

 

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
욕구만큼이나 내게 부여된 책임이 있어
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있는 자리에
주저앉고 맙니다

 

지금쯤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
혹, 아침 커피를 한 잔 하면서
저 찬란하게 부서지는 아침 햇살을
감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

 

나는 오늘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
그 조용한 반짝임이 꼭 그대의
편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
 

보잘 것 없는 나의 글이 힘이 된다니
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요

 

사실은 그대의 편지가 도리어
저 고운 햇살처럼 나를 눈부시게 하는데

오늘 같은 날이면 다른 것 모두 접어두고서  

그대와 마주앉아 따뜻한 차 한 잔
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