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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의 기억

풍순 2018. 1. 13. 09:31


눈의 기억
                    마루 박재성
둘이 걷다가
게슴츠레 보이는 물체
잡은 손 놓기 싫어
얼굴로 받아보는
하얀 눈꽃 송이
촉촉해지며 눈앞에서 
아스라이 사라지는 송이가
잿빛 하늘에서 너풀너풀
군무를 마친 흰나비처럼
발아래 소복소복
겹칠 해지는 하얀 수채화


잡은 손 놓고
손안에 담아보는 눈꽃 송이
하얀 꽃잎 열며 다가오는 
미소에 젖어 들면
마음은 어느새 순백의 희열
활화산처럼 터지는
너와 나의 어린 광기가
맑은 샘인 양 
펑펑
펼쳐진 눈밭에서
우리의 붉은 사랑마저 
꽃으로 피어나면
천년에 새겨질 약속
눈이 오면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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